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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이야기

지적 대화를 위한 넓고 얕은 지식 1,2, 그리고 0

by 별바람그대 2020. 6. 11.

        지적 대화를 위한 넓고 얕은 지식, 줄여서 지대넓얕 이라고 이미 모르는 사람은 거의 없을 정도로 유명한 채사장 작가님의 인문학 시리즈 책이다. 시리즈 중 첫 번째 1권은 역사,경제,정치,사회 그리고 윤리 파트로 나뉘어져 있다. 세 권의 책들 중 가장 일상을 살아가면서 필요한 인문학 지식이 1권에 들어있다. 


역사는 원시 시대부터 고대, 중세를 거쳐 현재 우리가 살고 있는 신자유주의 시대까지 이야기 하며 이 시대 배경을 따라 경제, 정치, 사회 그리고 윤리의 이야기가 진행된다. 특히 개인적으로 정치 부분을 가장 재미있게 읽었던 것 같다. 현재 우리 사회가 맞닥뜨리고 있는 이분법으로 나뉘어진 진보와 보수의 정치 이야기가 눈을 끌었던 건 아무래도 현재 우리가 살아가면서 뉴스, 신문을 통해 매일 듣게 되는 현실적인 부분이라 가장 와 닿지 않았나 싶다.


1권에서 특히 정치 파트에서 가장 눈길을 끌었던 대목은 "자신의 재산과 기득권을 유지하고자 하는 사람들은 어떠한 수단과 방법도 가리지 않고 신자유주의를 지켜내고자 하는 것 같다. 그런 집단은 자신의 기득권을 이용해서, 역사적인 맥락에서 한국인이 거부감을 가지고 있는 공산주의를 후기 자본주의와 함께 묶음으로써 대중이 후기 자본주의에 대해 부정적인 감정을 갖도록 유도하는 것처럼 보인다" 이 부분이다. 역사적, 지리적 상황으로 우리나라는 공산주의, 사회민주주의의 시선이 좋지 않다. 하지만 현재 많은 나라가 유지하는 이 신자유주의도 완벽하지 않는 것처럼 정치 파트를 읽음으로써 앞으로 우리나라 미래에 정치 혹은 경제 체제가 어떻게 나아가야 하는지 대략적인 그림을 그릴 수 있게 된다.


다음으로, 2권은 철학, 과학, 예술, 종교, 그리고 신비 파트로 나뉘어져 있다. 현실과는 다소 거리가 멀어 보이지만 살아가면서 뺄래야 뺄수없는 주제들로 구성되어있다. 철학 부분에서 철학자 데카르트의 대해서 설명하는 대목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부분은 "떨어진 귤들이 정말 우연히도 별 모양을 만들었거나, 혹은 어떤 지적인 존재가 떨어진 귤들을 별 모양으로 배치했거나, 당연히 후자가 타당한 답변일 것이다. 왜냐하면 질서란 질서를 계획할 수 있는 주체에게서만 나오기 때문이다. 무질서와 불완전성에서 질서와 완전성은 도출되지 않는다. 마찬가지로 불완전한 내가 신이라는 완전한 개념을 가질 수 있는 것도 외부의 절대적 존재가 나에게 신의 개념을 주입해주어서일것이다. 따라서 절대적 존재로서 신은 존재할 수밖에 없다." 이다. 이 말은 데카르트는 '나'를 증명했고, 내 관념속에서 발견되는 완전함이라는 개념을 근거로 외부에 '신'이 존재할 수밖에 없음을 증명했다고 저자는 말한다. 이 부분은 개인적으로 우주가 존재하는 이유는 인간이 있기 때문이라는 '강한 인류 원리'의 속하기도 하는 것 같다. 철학 부분은 고대,중세 그리고 근대에 이른 유명한 철학자들을 공부해 볼 수 있는 시간이었다. 


개인적으로 가장 흥미로웠던 부분은 예술 부분이었다. 평소 그림을 좋아하는 성격은 아니었지만 이 책을 통해 내가 좋아하는 화가들이 모두 인상주의라는 점과 이전에는 해소되지 않았던 궁금증이 해결되었다. 예로 들어 현재 점,선,면 그리고 색채로 구성된 그림들, 나 같은 범인들은 그저 점,선 그리고 면으로밖에 보이지 않는 그림들이 사람들이 열광하고 기꺼이 비싼 값을 주고 구입하는 부분에 대한 궁금증이 다소 해결되었다. 


마지막으로, 개인적으로 지대넓얕 시리즈 중 가장 흥미롭게 읽었던, 마지막 그렇지만 3권이 아닌 '0' 제로로 출판된 우주,인류,베다,도가,불교,철학, 그리고 기독교로 구성된 0권이다. 우주의 탄생을 지나 인류의 탄생 그리고 고대인들의 철학을 공부해 볼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고 생각한다. 특히 우주 파트는 "우리 모두는 의식을 가진 인간이므로, 이 우주가 관측자 없이도 존재할 수도 있다고 주장할 만한 근거는 없다" 라는 '강한 인류 원리' 혹은 관측자로 인해 특성이 바뀌는 양자역학의 이야기가 흥미로웠으며 다중 우주의 이야기도 재미있게 읽었다. 


특히 베다로 시작해 우파니샤드를 거쳐 불교까지의 이야기가 가장 흥미롭지 않았나 싶다. 이로 인해 헤르만 헤세의 "싯다르타"까지 읽었으니 말이다. 처음 힌두교가 시작된 건 아리아인들이 인도로 건너오게 되면서 가지고 온 베다로부터 시작이다. 베다의 한 부분은 신에게 올리는 제사를 어떻게 해야 하는지 상세하게 적어져 있다. 고대 농경 사회의 가장 중요한 부분은 날씨였으며 이 날씨를 통제 할 수 있는 건 신이라 믿었던 만큼 신에게 올리는 제사는 그 당시의 가장 중요한 역할이었다. 이로써 신에게 제사를 올리는 브라만은 가장 높은 계급이 되었으며 이로 인해 탄생하게 된 카스트제도는 현재 살아졌지만 전혀 살아지지 않은 인도의 가장 아픈 부분이 아닐까 한다. 당시 힌두교는 부패 된 브라만외에도 우파니샤드를 통해 젊은이들이 자아를 찾아 떠나는 사문의 길로 접어든 사람들이 많았다. 이는 사회적으로 노동층이 사라지는 부분이라 힌두교는 이를 '바가바드 기타'의 신화 속 전투를 통해 인도인이 자신의 위치로 돌아오게 했다. "너에게 주어진 의무를 행하라. 다만 결과에 집착하지 말라. 그때 비로소 네 안의 자유와 평온을 얻을 것이고, 신에게 다가가게 될 것이다." 저자는 이를 힌두교는 '우파니샤드' 전통의 탈속과 '바가바드 기타'의 세속의 균형을 찾았다라고 말한다. 

이후에 불교 파트로 넘어가 힌두교에서 어떻게 불교가 탄생했으며, 흔히 부처 혹은 석가로 부르는 인물의 탄생과 불교과 힌두교의 다른 점들을 아주 쉽게 설명해 준다.


채사장 작가의 지대넓얕 시리즈는 개인적으로 인문학을 접하고자 하는 모든 이들에게 가장 좋은 길잡이 역할을 할 수 있는 책이 아닐까 생각한다. 이후 독자들은 자신이 더 학문하고 싶은 분야들로 빠져들어 채사장 작가가 말하는 지적 대화를 위한 지식 하지만 얕은 지식이 아닌 더 넓은 지식을 사람들이 가지게 되지 않을 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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