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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일상

역이민의 대한 이야기 (feat. 이민은 행복의 시작인가?)

by 별바람그대 2021. 5. 15.

2012년 1월 31일 아직도 기억나는 날짜, 내가 처음으로 캐나다에 발을 들인 날이다. 횟수로는 9년이 넘었고 비자 문제로 한국에 잠시 들어간 1년을 제외하면 벌써 캐나다의 거주한 지 8년이 지나고 있다. 처음 워킹홀리데이 프로그램으로 캐나다에 들어온 1년은 너무나도 좋았다. 누구의 간섭도 받지 않고 모든 것이 새로운 환경에 마냥 좋기만 한 기억뿐이다. 그 기억으로 인해 캐나다에 살고자 다짐하였고 그 이후부터는 비자 문제로 머리 아픈 일들이 한두 가지가 아니었다. 

도망친곳에 낙원은 있는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캐나다라는 환경은 여전히 한국에서의 삶보다 만족도가 컸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한국에 가고 싶다는 생각이 스멀스멀 몇년 전부터 내 마음을 흔들기 시작했다. 

 

역이민, 다른 나라로 이민을 온 사람들이 가지각색의 다양한 이유로 다시 한국으로 돌아가는 것을 말한다. 필자의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이민보다 역이민이 결정하기 더 힘든 것 같다. 

 

우연히 들어간 블로그에서는 이민생활을 상자에 빗대어 표현하였다. 태어나고 자란 한국에서의 상자는 빛이 바래고 오래된 상자라 꺼내보고 싶진 않지만 막상 열어보면 가족, 친구, 한국음식 등등 소중한 것들이 들어가 있는 반면 캐나다에서의 상자는 겉으로는 때깔이 고운 예쁜 상자이지만 막상 열어보면 텅 비어있는 상자이다.

 

아주 당연한 시간들을 위해 가장 소중한 시간들을 잃어버린 느낌은 이민 1세대를 표현하는 가장 알맞은 말인 듯싶다. 

 

 

한국에서 살았을 때는 한국의 장점은 보이지 않고 단점만 보였으며 이와 반대로 캐나다의 장점만 눈에 들어왔다. 하지만 캐나다에 거주한 지 9년이 되어가면서 이제는 반대로 캐나다의 단점이 보이고 한국에 장점이 부각되어간다. 

 

그렇다고 캐나다에 온 것에 대해 후회하지는 않는다. 자유로운 분위기에 아주 좋은 여름 기후와 대부분 공기가 맑으며 직장에서 인과관계의 대한 스트레스가 한국만큼 심하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역이민의 대해 끓임 없이 생각이 드는 이유는 행복하지 않아서인 듯 보인다. 물론 한국으로 돌아간다고 행복하지는 않을 듯싶다. 어느 곳에 있어도 행복하지 않다면 가족들이 있고 내 언어로 나의 존재 자체가 그저 나일 수 있는 한국으로 돌아가는 게 맞지 않나 싶다. 오랜만에 돌아온 블로그지만 앞으로 우울한 글들을 종종 작성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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